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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 끝! 마지막화 감상평(스포일러 난무) 라이프


3개월 동안 나의 군생활을 짧게 해줬던 추노가 끝났다.

물흐르는 듯 속도감있는 전개와 다른 한국드라마와 남다른 액션씬으로 수,목요일 10시만 되면 추노만 봤는데.. 이제 무슨 낙으로 살지? 중반과 중후반에는 약간 처지는 감이 없지 않았으나 그래도 그 마지막은 어떤 드라마 못지 않게 멋진 결말이었다. 초반 스나이퍼 업복의 궁궐 총기난사 사건으로 주조연들을 순식간에 몰살시키더니 대길은 언년이랑 송태하를 살리기 위해 혼자서 관군에 돌진하는 등 명장면이 난무했다.



좌의정의 죽음은 아이리스에서 뜬금없이 이병헌이 저격당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업복이의 그 저격에는 세상을 바꾸고자하는 의지가 있었고 초복이와 뒤의 후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어한 업복의 소망이 있었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함께 싸우던 동료들의 몰살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존재를 증거하기 위해 업복이는 장렬히 산화했다. 초복이에게 뒷날의 역사를 맡긴 채로...


대길이네 패거리의 엔딩은 희비가 엇갈린다. 최장군과 왕손은 대길이 미리 마련해둔 전답과 집에서 대길의 마음에 감동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대길은 언년이와 태하의 곁을 호위하다가 전날밤 가슴이 아파 먼저가서 배를 잡아놓겠다고 먼저 간 사이 철웅과 관군에게 언년이 일행이 위험에 빠지게 되고 대길은 절제절명 순간에서 사투를 벌인다. 대길은 극심한 상처들을 입은 송태하와 언년을 보내고 철웅과의 사투를 벌인다. 철웅과의 싸움에는 간신히 우위를 점하게 되지만 뒤에 도착한 관군들에게 중과부적으로 결국 죽음의 문턱이 이르게 되고 설화의 오열속에 그 '지랄맞은 인생'의 끝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나름 화려한 악역 황철웅! 철웅은 태하의 행방을 묻는 관군의 질문에 '내가 이겼다. 다 끝났다'며 추격을 그만두고 마침내 '돌아간다'. 숙적으로 여기던 좌의정은 업복이에게 죽었다. 이제 그에게는 원래의 소망이던 어머니와의 행복한 삶을 시작할 수 있지만,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찾아가 피 묻은 체로 오열한다. 정말 많은 감정이 뒤섞여 있었을 것이다. 회한, 후회, 허무함.... 어쨋든 그 오열을 뒤로 황철웅의 추노도 끝이 난다.

태하와 언년은 대길의 희생을 뒤로 하고 걸어간다. 송태하는 청에 가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이 땅에 남기로 결심한다. 그를 구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해온 전우들의 희생이 고마워서... 그리고 다시 걸어간다.

대길이 말했다. 세상에 얽매어있는 것들은 전부 노비라고. 대길은 자유로운 존재였을까? 마지막에 그는 그러했다. 철웅에 대한 증오도, 최장군과 왕손에 대한 우정도 버리고 설화가 자신에게 바치는 연정도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스스로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였다. 그렇기에 그는 죽는 그 순간 자유로웠다.

마지막 초복이의 말에 대한 고찰, 태양은 누구의 것인가? 태양은 어제며 오늘이며 내일이다. 역사이다. 인간은 죽고나면 끝이지만 적어도 인간의 관점에서 태양은 어제도 뜨고지고, 오늘도 그러했고, 내일도 그러할 것이므로. 따라서 초복이의 태양은 우리의 것이라는 말은 역사의 한켠에는 노비들도 자리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쨋든 이런 웰메이드 사극을 본게 얼마 만이던가! 아이리스(나는 망작으로 평가하지만)의 뒤에 시작한 부담감을 떨치고 여기까지 달려온 제작진, 연기자 일동에게 박수를 보내며 추노를 보내자!


덧글

  • 2010/03/26 09:58 # 답글

    좌의정이 죽었을까요? 딸은 소복을 입지 않고 있던데요.. 뭐, 메시지는 그가 죽었냐 안죽었냐보단 가장 낮은 자가 가장 높은 자에게 총구를 들이밀 수 밖에 없었던 시대상을 보여준 것이겠지용ㅎㅎ
  • 에리마 2010/03/26 22:01 #

    음...아무래도 좌의정 피묻은 의관을 보여준걸로 봐서는 죽었을 것 같은데, 말씀대로 메시지를 전하기엔 충분했죠. 노비가 난입해서 총기난사를 해서 수명을 살상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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